![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 주요 참석자들이 9일 대구 엑스코에 마련된 한국환경공단 전시부스를 찾아 공단의 물관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한국환경공단 제공]](https://cdn.energydaily.co.kr/news/photo/202609/203108_202737_2716.jpg)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 하수처리장을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에서 에너지와 재이용수를 생산하는 자원순환 거점으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하수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미래 물관리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환경공단은 이들 기술을 국내 실증에 머물게 하지 않고 대기업 프로젝트와 공공조달, 해외 현지사업에 연결해 중소 물기업의 수출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활용 하수열을 AI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방안과 AI 기반 하수처리장 운영, 상수관망 진단로봇 등 물·에너지·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후위기로 물 공급과 도시침수 위험이 커지고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물관리 시설을 새로운 에너지·산업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2026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을 공동주최하고 미래 물관리 기술과 국내 물기업의 혁신제품을 국내외에 소개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대구광역시, 한국환경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주최하고 한국물포럼이 주관한다. 올해는 ‘물·에너지·AI: 우리의 미래를 지키다’를 주제로 정책·기술 교류와 국제협력,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한다.
환경공단은 행사 기간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과 AI 전환, 개발도상국 물관리 협력, 물산업 신기술 사업화 등을 중심으로 특별세션과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10일 ‘AI기반 스마트 하수처리와 물․에너지 넥서스’특별세션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환경공단 제공]](https://cdn.energydaily.co.kr/news/photo/202609/203108_202738_2828.jpeg)
10일 열린 ‘AI 기반 스마트 하수처리와 물·에너지 넥서스’ 세션에서는 하수처리장을 에너지 소비시설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회수·활용하는 미래형 기반시설로 바꾸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송경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위원은 미활용 하수열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이를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수요와 연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수는 계절에 따른 온도 변화가 외부 공기보다 작아 열원으로 활용할 경우 냉난방과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전력과 냉각설비를 필요로 한다. 하수처리장이나 대규모 하수관로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하수열을 냉각시스템의 보조 열원으로 활용하거나 처리수를 냉각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사업화를 위해서는 하수열 발생지와 데이터센터 사이의 거리, 배관 구축비, 처리수의 수질, 계절별 냉각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운영 안정성과 비상 대응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조경화 고려대학교 교수는 지능형 하수처리장을 구현하기 위한 AI 응용 방안을 제시했다. 유입 수질과 유량, 미생물 상태, 약품 투입량, 전력소비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면 폭우나 오염부하 변화에 맞춰 처리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반 운영은 송풍기와 펌프, 약품 사용을 조절해 에너지와 운영비를 절감하고 방류수 수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운전 판단을 데이터로 보완해 인력 부족과 시설별 운영 편차를 줄일 여지도 있다.
그러나 AI 모델의 성능은 측정자료의 정확성과 축적량에 좌우된다. 노후 센서에서 잘못된 값이 들어오거나 시설별 공정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부적절한 운전 지시로 이어질 수 있다. AI가 제시한 판단을 현장 운영자가 검증하고 비상시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정현식 한국환경공단 물재이용정책부장은 하수처리장의 생산기지화와 대체수자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처리수를 산업·조경·도로 청소용수 등으로 재이용하면 가뭄 때 상수원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인 대체수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와 하수열, 인 등을 회수할 경우 에너지와 자원의 순환 이용도 가능하다. 이는 하수처리시설의 전력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의 분산형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공단은 같은 날 ‘라오스 물관리의 현재와 미래: 지속가능한 협력 전략’ 세션도 개최했다. 라오스 비엔티안의 상하수도 현안과 한국의 하수도 정책, 현지 사업 추진사례를 공유하고 양국 간 중장기 협력사업을 모색했다.
개발도상국 물사업은 시설 건설 이후 운영·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장비 공급뿐 아니라 현지 인력 교육과 요금체계, 유지보수 재원, 부품 공급망까지 포함한 사업 구조가 필요하다.
환경공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기반으로 국내 물기업의 기술사업화와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 행사장에는 공단과 클러스터 입주기업 11개사가 참여하는 108㎡ 규모의 공동관을 마련했다.
공동관에는 미드니, 니브스코리아, 셈즈, 대한환경, 일렉트로워터, 한국그린자원, 월드워터, 유앤유, 비즈데이터, 온테크, 씨브이디다이아몬드코리아가 참여했다.
참여기업들은 자동 역세필터와 지능형 하수처리 소프트웨어, 스마트 수처리 솔루션, 초순수·해수담수화 시스템, 축전식 탈염 모듈, 실시간 수질센서, 디지털 물관리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과불화화합물(PFAS)을 비롯한 난분해성 산업폐수를 처리하는 전기화학 기술도 전시했다.
공동관은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거점 전환과 도시침수 대응, 물 재이용,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실증·지원사업을 소개한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체험과 퀴즈, 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행사도 운영한다.
‘물산업 신기술 발표 언팩이벤트’에서는 지진 발생 시에도 물 공급 기능을 유지하는 면진형 물탱크와 머신비전 기반 정수장 플록 분석·약품제어 기술, AI 환경인프라 데이터 플랫폼, 상수관망 장거리 정밀진단 로봇, 녹조 대응 기술이 공개됐다.
이들 기술은 물산업의 디지털·저탄소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신기술 발표만으로 시장 진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 상하수도 시설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중시해 신규 기술 적용에 신중한 만큼 장기간의 현장 실증과 성능인증, 납품실적 확보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겪는 이 같은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공단은 ‘물산업 및 발전산업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파트너스 데이’를 운영한다. 건설·에너지 분야 대기업 11곳과 중소 물기업 약 30곳을 연결해 국내외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고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한다.
대기업이 수행하는 플랜트와 발전소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의 기술을 연계하면 중소기업은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해외 발주처와 사업 실적을 얻을 수 있다. 대기업도 검증된 국내 기자재와 솔루션을 활용해 프로젝트의 가격·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등에서 추진되는 현지 실증사업과 수출상담회, 프로젝트 참여 컨설팅도 병행한다. 해외 진출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현지 수요조사와 기술 적용성 검토, 발주기관 협의 등을 공공기관이 지원해 기업의 위험을 낮추려는 취지다.
11일에는 한국과 캐나다 퀘벡 물산업 클러스터 간 협력 세미나가 열린다. 양측은 연구개발과 테스트베드, 현지 실증 연계 방안을 논의하고 물기업이 해외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지원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국내 시험·인증에서 해외 현지 실증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 국내 기업의 기술이 실제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특히 해외 발주처가 요구하는 현지 운전실적을 확보하면 후속 사업과 인접 국가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전시와 상담 실적을 기업지원 성과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무협약과 상담이 실제 계약과 매출로 이어졌는지, 현지에서 기술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는지까지 장기간 추적해야 한다. 수출국별 인증과 조달제도, 금융지원, 환율·정치적 위험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지원도 요구된다.
물·에너지·AI 융합은 ESG 경영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물 손실과 전력소비를 줄이는 기술은 환경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고, 안전한 물 공급은 지역사회의 건강과 기후회복력 강화에 기여한다. AI 운영과 해외사업 과정에서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사업 선정과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향후 물산업의 경쟁력은 개별 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진단과 설계, 운영, 유지관리, 데이터 서비스를 묶은 종합 솔루션 제공 역량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환경공단과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실증·인증·조달·수출금융을 하나의 지원 경로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국내 물기업의 해외 진출 성과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6-09-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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